이제 나가서 사람 좀 만나려고요

🔖  아무래도 나는 매번 대성공을 거두는 그런 코미디언이 될 수는 없을 것 같았다. 원래 웃기게 타고난 사람도 아닐뿐더러 매일 저녁 공연장을 찾아가 신인 코미디언들의 5분짜리 엉터리 개그를 보며 시간을 보내고 싶지도 않았다. 하지만 어떤 날 밤에는 나도 꽃을 피울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. 그건 영적이고 우아한 변신과는 거리가 멀 게 틀림없었다. 그렇게 되기까지 나는 혹독하고도 공격적인 훈련 과정을 겪어야 할 테고, 거울을 보며 끊임없이 스스로 용기를 북돋워 주어야 하며, 몇 시간씩 연습도 해야 할 터였다. 아침에 일어나 베개에 대고 소리도 질러야 할 것이고, 남편을 향해 드롭킥을 날리고 싶은 욕구도 꾹 눌러 참아야 할 터였다. 하지만 그렇게 핀 꽃도 꽃은 꽃이었다.